개발덕후는 협업을 잘 할까

개발 덕후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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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덕후는 어떤 이미지 입니까?

개발하는 것이 너무 재밌어서 날 새는 줄 모르고 밤새 코딩하는 덕후. 어떤 실용적이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모니터에 흘러가는 알 수 없는 숫자들에 기뻐하는 모습. 어두운 방의 유일한 모니터 불빛에 비치는 가녀린 팔의 창백한 피부를 가진 안경잡이. (여자친구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여자친구의 “12/24이 뭔지 알지?”라고 할 때 ‘0.5’라고 답하는 센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개발 덕후들에게 이런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습니다. 진짜 그런가요?


협업과 커뮤티케이션이 개발의 중요한 요소라는데

개발뿐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일을 하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개발에서는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요즘의 프로젝트는 혼자서 개발을 모두 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와 복잡도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마치 어려운 것을 요구하는 듯이 조심스러워하고, 기술과 함께 커뮤니케이션도 익혀야 할 스킬이라며 특별한 훈련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개발덕후들의 이미지가 연상되어 개발자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라도 가진 것 같습니다.


Rock Band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그것이 너무 재밌어서 매일매일 연주를 합니다. 좋아하는 음악가의 연주를 흉내 내고,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 가며 자신만의 음악세계에 심취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밴드를 결성하게 됩니다. 혼자서 연주하는 것보다 여럿이 연주하는 것이 더 재밌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여러 악기가 모이면 더 풍성하고 멋진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밴드 단원을 모집하고, 서툴게 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멋진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단원 교체도 있었고, 추구하는 음악세계에 대해 깊은 토론도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모두 밴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멋진 음악을 만드는 밴드가 되려면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Code Crew

개발을 즐기는 덕후는 곧 알게 될 겁니다. 더 멋지고 쓸만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크루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덕후는 덕질을 하면 할수록 크루들과 함께 협업하는 것을 더욱 배우게 되고 점점 잘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개발자가 익혀야 할 특별한 스킬이나 스펙이 아닙니다. 단기간에 억지로 훈련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발 덕후에게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새로운 개발자의 이미지

실제 개발자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잘못된 개발덕후의 선입견과는 매우 다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순수하게 열정을 가지고, 몰두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협업하며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혼자서 일하기보다는 크루의 일원으로써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밝고 농담을 잘하고 (의외로) 활발한 사람들입니다.

모든 개발자가 그런가요?

아니요! 크루들과 개발을 하며 함께 개발하는 것의 재미를 아는 개발자, 그런 경험이 있었던 개발자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개발덕후들 입니다.


급 마무리

두서 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끄적이다가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서 갑자기 결론을 냅니다.

개발 덕후는 개발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도 잘 합니다.
개발자는 개발 덕후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노래하나 링크 걸면서 갑자기, 끝.


Youtube Link
자우림 - 애인발견